술에도 다섯 단계가 있다. 건배를 함부로 하지 마라!
술에도 다섯 단계가 있다. 건배를 함부로 하지 마라!
우리는 술자리에서 참 쉽게 '건배!'를 외친다.
잔을 들자마자 건배하고, 누군가 건배를 제안하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잔을 비운다.
그런데 술을 마시는 데도 다섯 단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거배(擧杯), 정배(停杯), 함배(銜杯), 경배(傾杯), 건배(乾杯).
술잔을 드는 것부터 비우기까지, 다섯 글자에 술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담겨 있다.
1. 거배(擧杯) – 잔을 들다
술자리의 시작이다.
잔을 든다는 것은 단순히 술을 마시겠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함께 자리한 사람들과 시간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혼자 마시는 술과 여럿이 함께하는 술은 다르다. 잔을 드는 순간부터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시작된다.
2. 정배(停杯) – 잠시 멈추다
잔을 들고 잠시 멈춘다.
술을 마시기 전에 함께한 사람을 바라보고, 오늘 이 자리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지나온 인생을 돌아볼 수도 있고, 함께하는 사람에게 감사할 수도 있다.
술자리에도 서두르지 않는 여유가 필요하다.
3. 함배(銜杯) – 잔을 입에 대다
이제 잔을 입에 가져간다.
급하게 들이켜는 것이 아니라 술의 향과 맛을 음미하는 과정이다.
술을 마시는 것도 하나의 문화라면, 술을 대하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4. 경배(傾杯) – 잔을 기울이다
잔을 기울여 술을 마신다.
술을 즐기는 단계이지만, 여기에도 절제가 필요하다.
술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술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술자리에서 자신의 주량을 알고 상대방의 주량도 존중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여유다.
5. 건배(乾杯) – 잔을 비우다
마지막 단계다.
잔을 비우며 함께한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고 그 순간을 기념한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건배라는 말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잔을 끝까지 비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건배를 존중하는 것과 상대방에게 술을 강요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건배를 함부로 하지 말자.
요즘 술자리에서는 건배가 너무 흔하다.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멋있는 것이 아니라, 술자리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멋있는 것이다.
거배에는 함께하는 마음이 있고,
정배에는 생각하는 여유가 있으며,
함배에는 음미하는 즐거움이 있고,
경배에는 절제가 있으며,
건배에는 함께 나누는 의미가 있다.
다섯 단계가 단순히 술을 마시는 순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는 함께할 사람을 생각하고, 잠시 멈춰 돌아볼 줄 알아야 하며, 즐길 때는 즐기되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잔을 비우는 것은 쉬워도 마음을 나누는 것은 쉽지 않다.
건배는 술을 강요하는 구호가 아니라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인사여야 한다.
술잔을 비우지 않아도 마음은 충분히 나눌 수 있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건배를 조금 아껴보자.
술잔을 들기 전에 사람을 먼저 보고, 술을 마시기 전에 마음을 먼저 나누자.
그것이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어지는 술자리의 품격이 아닐까?
오늘도 술보다 사람이 먼저인 건배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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