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지만 정의롭지 않은 일본
36년 동안 일본에서 살며 느낀 한 가지
나는 일본에서 36년을 살았다.
관광객으로 일본을 본 것이 아니라, 직장인이었고, 남편이었고, 아버지였으며,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누군가 일본은 어떤 나라냐고 묻는다면 나는 가끔 이렇게 대답한다.
"일본은 정직하지만 반드시 정의로운 나라는 아니다."
처음 이 말을 들으면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일본인은 성실하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키고,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진다.
거짓말을 싫어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분실한 지갑이 돌아오는 나라.
약속한 납기를 철저하게 지키는 나라.
줄을 서는 문화가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나라.
분명 일본은 매우 정직한 사회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일본 사회를 경험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일본 사회가 때때로 정의보다 규칙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규정상 어렵습니다."
"전례가 없습니다."
"회사 방침입니다."
라는 말 한마디로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군가는 분명 피해를 입었지만,
조직의 체면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문제를 덮어두기도 한다.
개인의 정의감보다 집단의 조화를 우선하고,
옳고 그름보다 절차와 관행을 중시하는 문화.
물론 이것은 일본 사회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일본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사회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때때로 사람들은 질문하게 된다.
"규칙은 지켰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이었을까?"
반대로 한국은 종종 다르다.
한국은 때때로 규칙을 어기더라도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다.
때로는 너무 감정적이고,
때로는 너무 급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뜨겁다.
하지만 부당함을 보면 참지 못하는 에너지가 있다.
어쩌면 두 나라의 차이는 이것인지도 모른다.
한국은 정의를 위해 규칙을 바꾸려 하고,
일본은 규칙을 지키기 위해 정의를 유보한다.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는 36년 동안 일본에서 살아오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직함과 정의로움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성숙한 사회란,
정직함과 정의로움이 함께 존재하는 사회가 아닐까.
#일본생활
#일본문화
#한일문화비교
#36년일본생활
#일본사회
#정직하지만정의롭지않은일본
#한국과일본
#문화차이
#사회이야기
#해외생활
#일본직장문화
#중년의생각
#퇴직후삶
#불량중년
#인생이야기
왜 일본인은 규칙을 지키는데도 억울한 사람이 생길까
일본에서 36년 살며 느낀 일본 사회의 가장 큰 모순
한국과 일본의 결정적 차이, 정의와 규칙 사이에서의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재외국민한국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련은 포장지일 뿐, 진짜 선물은 그 안에 있다 – 일본에서 35년을 살아낸 한국인의 삶의 철학” (2) | 2025.04.13 |
|---|---|
| 재외국민이 본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이 필요한 이유 (0) | 2025.04.13 |
| 4월 충남 꽃구경 추천 명소 (2) | 2025.03.30 |
| 이별의 기억, 귀향의 시간 (11) | 2025.03.20 |
| 한국 라이브 음악 문화의 변화와 품바 공연의 미래 (4) | 2025.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