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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년퇴직이 끝난 게 아니다 나이를 보지 말고, 그 사람이 가진 경험을 활용하자

by 동경35년 2026. 8. 25.

정년퇴직이 끝난 게 아니다

나이를 보지 말고, 그 사람이 가진 경험을 활용하자

한국에 돌아와 생활하면서 조금 의아했던 것이 있다.

정년퇴직 후 다시 일을 해보려고 구인공고를 찾아보면, 아직 건강하고 충분히 일할 수 있는데도 면접을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나이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는 나에게는 이런 모습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물론 모든 직업에서 나이 제한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체력이나 안전이 중요한 업무라면 일정한 기준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60세 이상은 안 됩니다.”
“65세 미만만 지원 가능합니다.”

라는 식으로 사람의 능력을 만나보기도 전에 숫자 하나로 판단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이는 경력의 길이를 나타내는 숫자일 뿐이다

60대가 되었다고 어느 날 갑자기 경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년퇴직한 사람들에게는 수십 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은 경험이 있다.

조직생활을 해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해결해봤으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도 경험했다.

젊은 사람에게는 없는 판단력과 책임감, 문제 해결 경험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너무 쉽게 '노인 인력'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나는 '노인 인력'이라는 표현보다 **'시니어 숙련인력'**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과 실버 세대는 경쟁자가 아니다

천안과 아산처럼 대기업과 제조업 현장이 많은 지역을 보면 젊은 사람들이 특정 현장에서 높은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경우도 있다.

그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젊은 사람에게는 젊은 사람에게 맞는 일이 있고, 경험 많은 사람에게는 경험 많은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젊은 사람은 빠른 습득력과 체력, 새로운 기술에 강점이 있을 수 있다.

반면 경험자는 현장 판단력과 책임감, 문제 해결 능력, 사람을 다루는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 아니라 세대 간 역할 분담이다.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답게 성장하고, 경험자는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실버 숙련인력'을 활용하는 방법

예를 들어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찾을 때 단순히 나이부터 보는 것이 아니라,

- 어떤 일을 해왔는가?
-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
- 어떤 자격증이 있는가?
- 어떤 현장 경험이 있는가?
- 주 몇 일 근무할 수 있는가?
- 하루 몇 시간 일할 수 있는가?

를 먼저 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62세의 제조업 경력자가 있고, 30년 동안 현장에서 생산관리를 해왔다면 그 사람에게는 분명히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

64세의 전기기술자가 있다면 시설관리나 안전관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어가 가능한 정년퇴직자라면 일본 기업이나 일본인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에서 또 다른 가치가 생긴다.

이처럼 사람을 나이로 분류하지 않고 경험과 능력으로 분류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년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정년은 일을 그만두는 나이가 아니라 한 직장에서의 역할이 끝나는 시점일 뿐이다.

60세가 되었다고 능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65세가 되었다고 경험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우리 사회는 이들의 경험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실버 세대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나,

사회에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젊은 세대와 실버 세대를 경쟁시키지 않는 것이다.

젊은 사람의 자리를 빼앗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젊은 사람에게는 젊은 사람의 일자리를,
경험 많은 사람에게는 경험 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그리고 가능하다면 두 세대가 함께 일하면서 서로에게 배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젊은 사람은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고, 경험자는 현장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세대 간 협력 아닐까?

그래서 '정년퇴직이 끝난 게 아니다'

나는 이런 생각에서 **「정년퇴직이 끝난 게 아니다 정보마당」**이라는 모임을 시작하려 한다.

단순히 만나서 친목을 나누는 모임이 아니라,

“나는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를 서로 공유하는 공간이다.

누군가는 제조업 경험이 있고, 누군가는 영업 경험이 있으며, 누군가는 기술과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하며 외국어와 해외 경험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경험들이 서로 연결된다면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정년은 끝이 아니다.
직장에서의 명함이 사라졌을 뿐,
내가 살아온 경험과 능력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제는 나이를 묻기 전에 이렇게 물어야 한다.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아직 할 일이 있습니다.”»

정년퇴직이 끝난 게 아니다.

이제는 '경험을 활용하는 제2막'을 시작할 때다.